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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객체지향의 사실과 오해 - 4장

    February 27, 2022 • ☕️☕️ 8 min read

    역할, 책임, 협력


    우리 모두를 합친 것보다 더 현명한 사람은 없다.

    ‘최후통첩 게임’에서 응답자와 제안자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특성이라는 관점에서 인간은 이기적이고 합리적인 존재다. 그러나 타인과 관계를 맺는 과정 속에서 인간은 본연의 특성을 배제하고 자신의 이익을 최소화하는 불합리한 선택을 하게 된다.

    인간이 어떤 본질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느냐가 아니라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느냐가 인간의 행동을 결정한다. 즉, 각 개인이 처해 있는 정황 또는 문맥(context)이 인간의 행동 방식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문맥은 타인과의 협력이다. 객체의 세계에서도 협력이라는 문맥이 객체의 행동 방식을 결정한다. 중요한 것은 개별 객체가 아니라 객체들 사이에 이뤄지는 협력이다.

    어떤 협력에 참여하는지가 객체에 필요한 행동을 결정하고, 필요한 행동이 객체의 상태를 결정한다.


    협력

    요청하고 응답하며 협력하는 사람들

    협력은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할 때 시작된다. 협력은 다수의 요청과 응답으로 구성되며 전체적으로 협력은 다수의 연쇄적인 요청과 응답의 흐름으로 구성된다.

    누가 파이를 훔쳤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하트 여왕이 만든 파이를 훔쳐 달아나다 붙잡힌 하트 잭에 대한 공판이 열리는 법정 속 장면을 객체지향의 패러다임에서 생각해보자.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객체들은 하트 잭의 재판이라는 동일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협력하고 있다.

    재판 속의 협력

    하트 잭의 재판 과정은 재판에 참여하는 많은 사람들이 요청하고 응답하는 과정 속에서 이뤄진다. 어떤 등장인물들이 특정한 요청을 받아들일 수 있는 이유는 그 요청에 대해 적절한 방식으로 응답하는 데 필요한 지식과 행동 방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요청과 응답은 협력에 참여하는 객체가 수행할 책임을 정의한다.


    책임

    객체지향의 세계에서는 어떤 객체가 어떤 요청에 대해 대답해줄 수 있거나, 적절한 행동을 할 의무가 있는 경우 해당 객체가 책임을 가진다고 말한다. 결국 어떤 대상에 대한 요청은 그 대상이 요청을 처리할 책임이 있음을 암시한다.

    책임의 분류

    책임은 객체에 의해 정의되는 응집도 있는 행위의 집합으로, 객체가 알아야 하는 정보와 객체가 수행할 수 있는 행위에 대해 개략적으로 서술한 문장이다. 즉, 객체의 책임은 객체가 무엇을 알고 있는가(knowing)무엇을 할 수 있는가(doing) 로 구성된다.

    책임은 객체지향 설계의 품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책임은 객체의 외부에 제공해 줄 수 있는 정보(아는 것)와 외부에 제공해줄 수 있는 서비스(하는 것)의 목록이다. 따라서 책임은 객체의 공용 인터페이스를 구성한다.

    책임과 메시지

    협력 안에서 객체는 다른 객체로부터 요청이 전송됐을 경우에만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수행한다. 객체가 다른 객체에게 주어진 책임을 수행하도록 요청을 보내는 것을 메시지 전송(message-send)이라고 한다. 메시지는 협력을 위해 한 객체가 다른 객체로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송신자가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다는 사실은 수신자가 메시지를 수신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책임과 메시지의 수준이 같지는 않다. 책임을 결정한 후 실제로 협력을 정제하면서 이를 메시지로 변환할 때는 하나의 책임이 여러 메시지로 분할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객체지향 설계는 협력에 참여하기 위해 어떤 객체가 어떤 책임을 수행해야 하고 어떤 객체로부터 메시지를 수신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역할

    책임의 집합이 의미하는 것

    어떤 객체가 수행하는 책임의 집합은 객체가 협력 안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암시한다. 역할은 재사용 가능하고 유연한 객체지향 설계를 낳는 매우 중요한 구성요소이다.

    판사와 증인

    모자 장수가 증언을 하는 과정을 묘사한 이야기와 요리사와 앨리스가 증언을 하는 과정을 묘사한 이야기는 재판이 이뤄지는 순차적인 과정들은 동일하다. 하지만 ‘왕’ 대신 ‘여왕’이, ‘모자 장수’ 대신 ‘요리사’나 ‘앨리스’가 협력에 참여한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역할이 답이다

    협력에 참여하는 등장인물들을 제외한 나머지 과정이 너무나도 유사하므로 하나의 협력으로 다루고 싶다. 재판이라는 협력 과정 속에서 하트 왕과 하트 여왕은 ‘판사’의 역할을, 모자 장수와 요리사, 그리고 앨리스는 ‘증인’의 역할을 수행하면 된다. ‘판사’와 ‘증인’이라는 역할(role) 을 사용하면 세 가지 협력을 모두 포괄할 수 있는 하나의 협력으로 추상화할 수 있다.

    역할은 협력 내에서 다른 객체로 대체할 수 있음을 나타내는 일종의 표식이다. 역할을 이용해 협력을 추상화했기 때문에 ‘판사’나 ‘증인’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어떤 객체라도 협력에 참여할 수 있다.

    역할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각 역할이 수신할 수 있는 메시지를 동일한 방식으로 이해해야 한다. 따라서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 객체는 동일한 메시지를 이해할 수 있는 객체로 한정된다. 동일한 역할을 수행하는 객체들은 동일한 메시지를 수신할 수 있기 때문에 동일한 책임을 수행할 수 있다.

    역할은 객체지향 설계의 단순성, 유연성, 재사용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개념이다.

    협력의 추상화

    협력의 추상화는 설계자가 다뤄야 하는 협력의 개수를 줄이는 동시에 구체적인 객체를 추상적인 역할로 대체함으로써 협력의 양상을 단순화한다.

    대체 가능성

    역할은 다른 객체에 의해 대체 가능함을 의미한다. 객체가 역할을 대체하기 위해서는 행동이 호환돼야 한다. 즉 객체가 역할을 대체 가능하기 위해서는 협력 안에서 역할이 수행하는 모든 책임을 동일하게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객체는 역할에 주어진 책임 이외에 다른 책임을 수행할 수도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에 객체의 타입과 역할 사이에는 일반화/특수화 관계가 성립한다.


    객체의 모양을 결정하는 협력

    흔한 오류

    객체지향 입문자들은 협력이라는 문맥을 고려하지 않고 각 객체를 독립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이다. 데이터나 클래스를 중심으로 애플리케이션을 설계하는 실수를 범한다.

    객체는 행위를 수행하며 협력에 참여하기 위해 존재하며, 객체지향의 핵심은 클래스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가 아니라 객체가 협력 안에서 어떤 책임과 역할을 수행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협력을 따라 흐르는 객체의 책임

    협력을 설계한다는 것은 설계에 참여하는 객체들이 주고받을 요청과 응답의 흐름을 결정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협력이라는 문맥에서 객체가 수행하게 될 적절한 책임, 즉 행동을 결정한 후에 그 행동에 필요한 데이터를 고민해야 하며, 객체에게 필요한 데이터와 행동이 어느 정도 결정된 후에 클래스의 구현 방법을 결정해야 한다.

    객체의 행위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는 협력이라는 실행 문맥 안에서 책임을 분배해야 한다. 객체지향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충분히 자율적인 동시에 충분히 협력적인 객체를 창조하는 것이다.


    객체지향 설계 기법

    역할, 책임, 협력의 관점에서 애플리케이션을 설게하는 유용한 세 가지 기법이 있다.

    책임-주도 설계

    객체지향 설계의 핵심은 올바른 책임을 올바른 객체에게 할당하는 것이다.

    현재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객체지향 설계 방법은 레베카 워프스브록이 고안한 책임-주도 설계 방법이다. 시스템의 기능은 더 작은 규모의 책임으로 분할되고 각 책임은 책임을 수행할 적절한 객체에게 할당된다. 객체는 책임을 수행하는 도중에 적절한 객체를 찾아 필요한 작업을 요청하고, 결과적으로 객체들 간의 협력 관계까 만들어진다.

    책임-주도 설계는 개별적인 객체의 상태가 아니라 객체의 책임과 상호작용에 집중한다. 결과적으로 객체는 충분히 자율적인 동시에 충분히 협조적인 객체들로 이뤄진 생태계를 구성하게 된다.

    디자인 패턴

    디자인 패턴은 책임-주도 설계의 결과를 표현한다.

    일반적으로 디자인 패턴은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와 그 문제에 대한 해법의 쌍으로 정의된다. 디자인 패턴의 한 가지 예인 COMPOSITE 패턴은, 전체와 부분을 하나의 단위로 추상화해야 하는 경우에 사용할 수 있는 패턴이다. 따라서 디자인 패턴은 유사한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책임-주도 설계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Component, Leaf, Composte이 역할이라는 사실은 실제로 구현 시에는 다양한 방식으로 역할을 구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디자인 패턴은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역할, 책임, 협력의 템플릿이다.

    테스트-주도 개발

    테스트-주도 개발의 기본 흐름은 실패하는 테스트를 작성하고, 테스트를 통과하는 가장 간단한 코드를 작성한 후, 리팩터링을 통해 중복을 제거하는 것이다.

    테스트-주도 개발은 객체가 이미 존재한다고 가정하고 객체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송할 것인지에 관해 먼저 생각하라고 충고한다. 테스트-주도 개발은 테스트를 작성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을 수행할 객체 또는 클라이언트가 기대하는 객체의 역할이 메시지를 수신할 때 어떤 결과를 반환하고 그 과정에서 어떤 객체와 협력할 것인지에 대한 기대를 코드의 형태로 작성하는 것이다.

    테스트-주도 개발은 책임-주도 설계의 기본 개념을 따른다. 협력 안에서 객체의 역할과 책임이 무엇인지에 대한 감각을 갖춰야만 효과적인 테스트를 작성할 수 있다. 역할, 책임, 협력에 집중하고 객체지향의 원칙을 적용하려는 깊이 있는 고민과 노력을 통해서만 테스트-주도 개발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 Discussion

    이번 스터디에서는 라이브코딩을 진행했다.

    Copy
    interface Witness {
      testify: () => string;
    }
    
    interface 대리 {
      callWitness: () => Witness;
    }
    
    interface Judge {
      start: () => void;
    }
    
    class God {
      judge: Judge;
    
      constructor(judge) {
        this.judge = judge;
      }
    
      main() {
        this.judge.start();
      }
    }
    
    class King implements Judge {
      private 대리: 대리;
    
      constructor(대리: 대리) {
        this.대리 = 대리;
      }
    
      start() {
        const witness = this.대리.callWitness();
        const message = witness.testify();
        console.log(message);
      }
    }
    
    class Queen implements Judge {
      start() {}
    }
    
    class HatDealer implements Witness {
      testify() {
        return "증언";
      }
    }
    
    class WhiteRabbit implements 대리 {
      private witness: Witness;
    
      callWitness() {
        return this.witness;
      }
    }
    
    const rabbit = new WhiteRabbit();
    const king = new King(rabbit);
    const god = new God(king);
    
    god.main();

    🚨 서로가 너무 의존하고 있는 코드가 되어버렸다!

    현재 특정 객체의 인스턴스를 생성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constructor의 인자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King대리에 의존적이다.

    서로가 서로를 몰라도 요청과 응답을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한다. MessageQueue 등으로 메시지를 전달하면 좋겠다. 이를 Bridge 패턴이라고 한다.

    각 인스턴스는 원래 없었던 애들이 아니다. 원래부터 있었는데, 안 보이고 있다가 king이 모이라고 할 때 모이는 형태여야 한다. 이때는 constructor나 멤버 변수(상태)가 필요 없다. 메서드에서 인자 두 개를 받아서 메서드 안에서 협력하고 왕은 그 결과만 도출해주면 된다. 지금 코드는 “태초에 토끼가 있었다”의 형태로, 이는 논리적으로 문제가 있다!

    개선된 코드는 다음 시간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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