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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 회사 온보딩 회고(?)

    March 28, 2025 • ☕️ 5 min read

    악명 높은😈 토스에서의 입사 첫 2주

    과연 실상은?

    나도 사실은


    토스를 싫어했었다.

    짝꿍이 4년 동안 (현재도) 몸 담고 있는 회사, 짝꿍 뿐 아니라 많은 지인과 취준 동기들이 다니고 있어서 겉으로 들리는 소문 뿐 아니라 그 실상도 피부로 느끼고 있던 터였다.

    그래서 싫어했었다.

    일을 많이 하는 것을 당연할 뿐 아니라 자랑으로 여기는 회사라고 생각했고, 구성원의 가족 및 친구들의 희생과 배려를 당연시 여기며 온 인생을 갈아 넣어야 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짝꿍한테 그 미친 회사 언제 퇴사할 거냐고 매일같이 물었고, 술자리에까지 노트북을 들고 와서 일하는 동기들이 참 안쓰러우면서 왜 저러나 싶기도 했다 (ㅋㅋㅋ)

    그럼에도 왜?


    그럼에도 왜 토스를 선택했는지?

    지원할 생각조차 안했고, 그냥 한 번 면접이나 보고 싶었고, 최종 면접을 앞둔 시기에도 당황스러운 마음 뿐이었고, 면접 당일 합격 통보를 받았을 때에도 이를 어쩌나 싶었다.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지원했기에 추천채용조차 넣지 않아 짝꿍에게 무지 혼난 건 덤 😇

    결국 토스에 들어가기로 한 건, 대단한 결심은 아니었다.

    궁금해서.

    대체 뭐가 그렇게 잘났길래.

    대체 뭐가 그렇게 잘났길래 동네방네 떠들고 자랑하고 구성원들이 그렇게 헌신(??)하는지.

    나도 한 번 해보자. 더 나이 먹기 전에 나도 한 번 바빠보자.

    나는 참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의 순간들마다 별 일 아닌 이유로 결단을 내리곤 한다.

    토스의 첫인상


    입사 2주차, 신규입사자가 보고 듣고 느꼈던 날 것의 감정들

    짜치는 것이 없다.

    정말 고작 2주 동안 가장 많이 하고 다닌 말. 뭐든 짜치는 선택이 없다.

    가장 크게 느낀 건, 구성원들의 업무를 위해 돈을 아낌없이 쓴다.

    입사 초기라서가 아니라, 다니는 내내 언제든지 업무와 관련된 장비와 툴들을 구매 요청할 수 있다.

    나는 벌써 키보드, 마우스, 팜레스트, 온갖 충전기, 가습기, 가방걸이, … 그리고 쓸데없이 비싸다고만 생각했던 칼디짓 독까지 구매요청해서 샀다. (좋긴 하더라) 안드로이드 테스트폰도 달라 그랬더니 갤럭시 S24 신규제품으로 주셨다.

    말만 하면 다 갖다 주신다. 이유도 묻지 않는다. 그리고 구매 요청한 당일날 물건이 오거나(재고가 있는듯), 적어도 다음날까진 온다.

    다른 분들을 보니 허먼밀러에 재택용 모니터에 스탠딩 책상에 모조리 다 산다.

    장비 뿐 아니라, 업무 생산성을 위한 ChatGPT, Copilot 등의 AI 툴 및 도서들도 다 사준다.

    층마다 있는 스낵바와 건물 별로 있는 것 같은 커피사일로(카페), 편의점도 다 무료다. 그날그날 새로운 간식들, 심지어 식사 대용이 가능한 샌드위치나 과일류도 많이 있다. 커피사일로의 메뉴도 한 30개는 되는 것 같다. 일반 카페보다 나은 것 같다.

    여담으로, 이렇게 편의점에서 아무때나 아무거나 먹을 수 있다보니 살이 무럭무럭 찌지 않을까 했는데 트렌드를 반영한 제로 음료와 제로 과자들도 많이 있어서 죄책감 덜하게 (ㅋㅋㅋ) 먹을 수 있다. 벌써 바깥 카페에서 편의점이랑 카페 이용하는 게 아까워졌다… 🤭

    그리고 무제한 식대. 그냥 말만 무제한인 게 아니라 어느 날은 팀 내 이슈로 너무 빡세게 일했다고 다같이 점심에 1인 3만원 하는 갈비정식 먹으러 갔다. 일하다 대낮부터 갈비 먹어본 적 처음이다. 물론 회사 돈으로.

    회사에 미용실까지 뒀다고 해서 예전엔 미친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나도 예약해봐야겠다. ^^

    구성원들의 모든 짜치는 걱정고민들은 다 회사에서 해결하고, 일만 몰입해서 해라, 회사의 다정하고도 무시무시한 배려가 묻어있는 듯하다.

    모두가 똑같이 말한다.

    팀 위클리 및 아이디에이션 회의들에서 많이 느꼈다. 이 사람이 개발자인지, DA인지, 디자이너인지 모를 정도로 모두가 똑같이 말한다.

    그리고 “그건 우리가 어쩔 수 없어요…” 따위의 말은 안 한다. “좋은데요?”, “그건 이러이러해서 안 되지 않을까요?”의 답변만 존재할 뿐.

    이 대화의 포맷은 회사 대표와 구성원들 사이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전사 얼라인먼트(?)라고 부르는 듯한 미팅에서, 구성원들이 직접 손들고 질문하면 대표가 다 대답해준다. 다른 C레벨들은 한 명도 없다. 오직 대표만이, YES or NO로 확실하게 대답해준다. 대표가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며, 그렇기에 구성원 누구나 대표에게 정확하게 질문하고 답변을 받을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직급 간의 위계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서로 간의 예의만 존재할 뿐.

    여기서 약간 도파민이 돌았던 것 같다. 아직은 이 회사에 대해서도, 팀의 비즈니스에 대해서도 잘 모르지만 이제 조금 더 알게 된다면… 내 목소리도 낼 수 있지 않을까? 🤩

    진짜 극강의 자율

    출근도 자율, 퇴근도 자율, 휴가도 자율, 뭐든, 뭐든 다 자율… 😵‍💫

    코웍 시간도 없는 완전 자율 출퇴근제에, 보통 늦게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는 올빼미들이 많다는 것을 알곤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제각각일 줄은 몰랐다.

    나름대로 루틴을 지켜보겠다고 10to10 하려고 10시에 회사에 오면, 2-3명 밖에 없다. 그리고 10시에 퇴근하고 집에 갈라 치면, 자리엔 없을지언정 퇴근을 찍은 사람도 거의 없다.

    늦게 출근할 수 있다는 게 10-11시 쯤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막 오후에도 출근하고 중간에 운동이며 병원이며 은행이며 다 갔다오고 저녁도 먹든 말든 알아서 하고 그 와중에 할 일만 다 하면 된다.

    자율. 좋다. 근데 솔직히 아직 약간 혼란스럽다.

    완전한 자율이 주어져도 쭈뼛쭈뼛 어색해하는 사람이라서, 그리고 더 중요한 건 일찍 일어날지언정 일찍 자고 싶은 사람이라서 😇

    이건 뭐, 내가 선택해 들어왔으니 앞으로 조금 더 살펴보고 나만의 루틴을 정비해야겠다.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정말 아무때나 일어나서 아무때나 회사가고 아무때나 밥먹고 루틴 없이 살다가는 내가 망가질 것 같다.

    바뀐 점


    첫 2주 동안 아침 7시에 일어나 격일로 운동 또는 사이드 프로젝트하고, 10시까지 출근하여 10시까지 일하든지 중간에 합주 다녀오든지… 하는 초갓생을 살았다.

    그런데 아직 그렇게 생각만큼 피곤하진 않다. 사실 ‘처음’이 주는 모든 설렘과 긴장감, 도파민에 절어 지치지 않은 것 같다.

    바뀐 것이 있다면, 불면증이 싹 치유됐다. 아무래도 일찍 일어났는데 하루종일 몸은 분명 피곤하다 보니 저녁에 눕자마자 잠이 든다. 꿈도 거의 안 꾸고, 정말 달콤한 잠 😴

    그리고 주말이 이토록 기다려질 수가 없다. 당분간은 주말에 별 일 안하고 나만을 위한 시간들을(퍼질러 자는 건 또 아님) 보내기로 했는데, 월~금을 그렇게 부지런히 보내고 나니 주말의 온전한 휴식이 정말 꿀맛 같다. 이전엔 덜 힘들어서 밤에 잠도 안 오고 주말에 쉴 맛도 안 났나 보다.

    입사 직전에 수면센터 상담받고 수면다원검사 예약날짜 조정하고 있었는데, 이제 그럴 필요 없어졌다. (ㅋㅋㅋ 🤣)

    토스 다녀보니 어때?


    최근 만나는 사람들마다 내가 너무 빡센 회사생활 못 견디고 푸석해져 있는 모습을 기대하는 것 같다.

    그러나 그들의 “토스 다녀보니 어때?”라는 질문에 아직까지는 위에서 언급한 좋은 점들만 얘기하고 있다.

    물론 지금의 만족감이 얼마나 갈지 모르고(당장 다음주에 붕괴될지도 모르는 터), 아직 나는 제대로 된 업무도 주어지지 않은 신규입사자일 뿐이고, 나를 제외한 우리 팀원들은 지난 2주 간 아주 바쁘고 정신없어 보였기에 그것이 곧 내 미래일 가능성이 높다. 😇

    조금만 지나면 또 입사를 후회하거나, 지금 첫 2주 간의 아주 긍정적인 소감들만을 늘어놓은 것을 쪽팔려 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렇기에 지금의 기분을 남겨두고 싶었다.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이고,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을 사서 두려워하지 않기로 했으니까.

    그리고 뭐. 토스 다니면 뭐가 어떻고 저떻겠어. 그냥 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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